소개

소개

그 곳엔 사람이 있습니다.
자연을 그대로 닮은 
아름다운 사람이 있습니다.

그 사람은 바위입니다.
오롯이 그자리에 머물며
모든 풍파를 견디면서
둥글둥글 굳건히 이겨내는 바위.

그 사람은 바람입니다.
벌거숭이 인 채로
부끄러움의 옷을 걸치지 않았습니다.

그 사람은 소쿠리입니다.
흐를 것은 흐르는 대로
담을 것은 담으면서 썩히지 않는
소통과 흐름이 있는.

그 사람은 나무입니다.
홍수에 떠내려가고 재해를 당해도
자연을 헤치지 않고
다시 자연이 되는 집을 짓는
나무.

그 사람은 돌과 물과 꽃과 얘기를
합니다.
세상과 통하지 않아서.

그 사람은 술을 마십니다.
세상과 통하려고.

그 사람이 집을 지었습니다.
돌이 어울리고
바람이 오고가며
꽃이 몸을 떠는
자연 한옥
취옹을.

-강화도 김정서-